사고 많은 나라에 주는 교훈
우리네 속담 중에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얕은 물도 깊게 건너라’,
‘구운 게도 다리를 떼고 먹어라’, ‘식은 죽도 부어가며 먹어라’,
‘아는 길도 물어 가라’와 같이 조심성과 신중함을 강조하는 속담이 많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머슴이나 사위를 고를 때 사람 됨됨이를 은밀히 살피는 관습이 있었다.
근면성, 계획성, 조심성 등을 보는 것이다.
여름날 이슬비가 내리면 괭이를 들고 물꼬를 보는 체하고 빗속에서 일하는 모습들을 살핀다.
이슬비가 내릴 때는 볕이 쨍쨍한 날보다 덥지 않아 일하기에 좋은데 게으른 사람은
비가 온다는 구실로 일하러들 나오지 않는다.
또한 다리 없는 시내를 건널 때
바지를 물에 젖지 않게 무릎 위까지 걷어올리고 조심스럽게 건너는지
아니면 바짓가랑이를 두손으로 추켜 들고 기우뚱거리며 건너는지 본다.
태종 때의 일이다.
김덕생이라는 명사수가 태종을 경호했는데, 어느 날 임금이 경복궁 후원을 거니는데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임금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었다.
김덕생은 위기일발의 순간에 화살 한 방으로 그 호랑이를 쓰러뜨려 임금의 목숨을 보존했다.
그런데 이 일을 놓고 대신들은 아무리 임금의 목숨을 지키는 일이라 해도
임금을 향해 활을 쏜 것은 안전을 잃은 행위라며 김덕생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덕생은 종이 호랑이를 그려놓고 백발백중의 활솜씨를 보이며
만의 하나도 화살이 빗나갈 여지가 없음을 주변에 증명했다고 한다.
그러고서도 그는 임금 앞에 엎드려 벌을 청하여 결국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연하게 죽음에 임했다고 하니, 사고가 많은 이 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