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능력과 생명력
바울 사도에 의해 로마에 복음이 전파된 후 200여 년간 기독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극심한 박해를 받았다.
태양신과 황제 숭배, 그리고 물질문명과 육체적 쾌락 추구만이 인간의 참된 목적이며 가치라고 생각했던 로마인들의 사상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참된 구원자이며 유일하신 하나님이라고 선포하는 기독교 믿음에 대해 극도의 거부 반응을 보였다.
복음이 로마인들의 생각과 사상에 그대로 수용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네로 황제는 로마시의 대화재사건에 대해 기독교인들을 방화범으로 몰아 분노한 시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광적인 박해를 가했다.
박해자들은 기독교인들을 잡아 옥에 가두고 재산을 몰수했으며,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하기도 하고 사자굴에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수많은 관중이 보는 앞에서 굶주린 맹수와 맨손으로 싸우게 하며 기독교인들이 죽는 모습을 보면서 열광하기도 했다.
이러한 극심한 박해를 피해 성도들은 카타콤이라는 동굴에 피해 은둔생활을 하며 믿음을 지키기도 했지만, 수많은 성도들이 박해자들에 의해 장엄한 순교를 했다.
당시에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가는 것이었고,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복음은 그러한 박해의 때에도 결코 약해지거나 사라지거나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복음은 박해의 땅에 생명력을 나타내었다.
피흘리고 쓰러지면서도 성도들의 믿음은 변치 않았고, 오히려 천국에 대한 확신과 핍박자들에 대한 긍휼한 마음에 죽어가면서도 그들을 용서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했던 것이다.
이러한 성도들의 믿음은 박해자들의 마음을 하나둘씩 정복하여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게 하였다.
그것은 복음의 능력이었다.
마치 따뜻한 햇빛에 꽁꽁 언 얼음이 녹듯이 그리스도의 사랑은 얼어붙은 박해자들의 마음을 녹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주후 313년 로마의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여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칙령을 발표하여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공포하였다.
예수께서 이긴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기독교는 박해의 거름을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표현했는데
박해를 이기는 것은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없으면 같이 죽어버린다.
썩은 거름더미에서 생명이 있는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그 양분을 섭취하며 자라지만
죽은 씨앗은 함께 썩어버리고 만다. 이러한 생명력이 바로 기독교의 복음이며 능력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낮고 천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총이나 칼과 같은 무기 없이 온 세계를 정복하셨다. 그의 낮아지심 앞에 온 세계가 굴복하여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것이 복음의 능력이다. 낮아지면 높아지고, 대접하면 대접받고, 베풀면 채워지고, 주를 위해 헌신하면 영원한 상급이 있고, 복음을 위해 죽으면 영원히 사는 진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