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에서 출발합시다 - 21.3월 넷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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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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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에서 출발합시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이라는 소책자에 실린 어느 전도사님의 글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아빠, 어디 가?” 졸린 눈으로 주섬주섬 옷을 입고 방을 나서는 나에게 네 살짜리 아들놈이 언제 깨었는지 물었다.
“새벽기도 가지.” 하품이 섞여 대답이 나왔다.
“왜 가?” “왜 가긴. 기도하러 가지.”
“정말 기도해?”정말 기도하냐구?
사실 나의 새벽기도는 이랬다.
찬송가 가사를 묵상하지도 않은 채 몸뚱이만 좌우로 움직였다. 설교 시간 내내 한참을 꿈속을 날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예화에 잠시 멈춰서고 또 날아다녔다. 하품을 속으로 삼키느라 고였던 눈물이 주르르 볼을 타고 흐르게 했다. 주문처럼 주기도문을 외우고 나서 웅얼웅얼 되지도 않는 소리로 기도를 했다. 그리고 힐긋힐긋 곁눈으로 벽시계를 훔쳐보았다.
아니었다. 분명 아니었다. 나는 지금 기도하러 가는 게 아니다. 수석 부목사님에게 찍히지 않으려고 가는 것이다. “전도사가 새벽기도를 빠져?”라는 집사님들의 말이 듣기 싫어 몸을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리고 자세가 좀 불편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러 가는 길이었다. 아니, 집사람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가는 길이었다.
“왜 가?”“정말 기도해?”
그렇다. 아들놈의 이 물음은 분명 주님의 음성이었다.
 
이 글의 전도사님은 아들의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영적 감성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우리가 사는 모든 삶에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신앙생활은 은혜의 감격에서 출발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십자가에 내어놓아 내 죄를 대신 지고 속죄의 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감격해서, 자원하는 심령에 의해 자발적으로 출발하는 것이 참된 신앙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자신의 영혼을 유익하게 하는 일들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기쁨으로 참여한다.
무엇의 차이일까? 은혜에 대한 인식의 차이이다. 받은 은혜가 크다고 느끼는 사람은 감격도 커지고 자발적인 헌신도 점점 많아진다.
그러나 받은 은혜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은 감사도 없고 헌신도 있을 수 없다. 자발적인 헌신은 사람을 감동시킬 뿐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 오늘날 신앙의 고백이 분명하고 교회에서 믿음이 좋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교인들이 세속에 대하여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에 대한 뜨거운 감격이 식어 그리스도를 향한 철저한 헌신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의 신앙을 가지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철저한 헌신, 특별한 믿음이 사람들과 하나님을 감동시킨다. 참된 기독교인은 은혜에 감격한다. 은혜에 대한 감격이 있는 사람만이 주님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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