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 - 24.5월 셋째 주

  • 관리자
  • 조회 6933
  • 2024.05.18 15:47
  • 문서주소 - http://sungsanch.or.kr/bbs/board.php?bo_table=c_07&wr_id=384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
 
선(朝鮮)영조 35년 왕후(王侯)가 세상(世上)을 뜬지 3년이 되어 새로 왕후(王侯)를 뽑고자 하였다.
온 나라에서 맵시있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처녀 20명이 뽑혀 간택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이 중에 서울 남산골 김한구의 열다섯살된 딸도 있었다. 
드디어 간택시험이 시작되었다.
자리에 앉으라는 임금의 분부에 따라 처녀들은 자기 아버지의 이름이 적힌 방석을 찾아 앉았다.
그런데 김씨 처녀만은 방석을 살짝 밀어놓고 그 옆에 살포시 앉는 것이었다.
임금이 하도 이상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식이 어찌 가친 존함이 씌여 있는 방석을 깔고 앉을 수 있으오리까?"라고 대답을 했다.
 
금이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깊은 것은 무엇인가?
동해바다 이옵니다. 서해바다 이옵니다. 남해바다 이옵니다. 하는데...!
김씨 처녀만은 "사람의 마음 속이 제일 깊은 줄로 아옵니다."
어찌하여 그러는고?
"네, 아무리 바다가 깊다 해도 그 깊이를 잴 수가 있 지만 사람의 마음 은... 그 무엇 보다도 깊어 그 깊이를 잴 수가 없사 옵니다."
 
어 다른 문제를 또 내었는데, 이 세상에서 무슨 꽃이 제일 좋은고?
네, 복사 꽃이옵니다. 모란 꽃이옵니다.양귀비 꽃이옵니다.
그런데 또 김씨 처녀만은 "네, 목화 꽃이 제일 좋은 줄로 아뢰옵니다."
그건 어이하여 그런 것인고? "다른 꽃들은 잠깐 피었을 때는 보기가 좋사오나, 목화꽃은 나중에 솜과 천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니 그 어찌 제일 좋은 꽃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어서 세번째 질문을 하였다.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개는 무슨 고개인고?
묘향산 고개지요. 한라산 고개이옵니다. 백두산 고개가 제일 높지요.
이번에도 김씨 처녀만은 또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보릿고개가 제일 높은 고개이옵니다.”
보리고개는 산의 고개도 아닌데 어이하여 제일 높다 하는고?
"농사 짓는 농부들은 보리 이삭이 여물기도 전에 묵은 해 식량이 다 떨어지는 때가 살기에 가장 어려운 때입니다. 그래서 보릿고개는 세상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라고 할 수 있지요."
이에 임금은 매우 감탄하였다. 이리하여 김씨 처녀는 그날 간택시험에서 장원으로 뽑혀 15세 나이에 왕후가 되었는데 그녀가 바로 ''정순왕후''이다.
이렇게 하여 "보릿고개가 제일 높다"라는 속담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