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앞에서 신실한 일꾼으로 서기를 기도하며
오래 전, ‘에셀라’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넓고 비옥한 평야와 강을 따라 백성들은 평화롭게 살았지만, 밤이면 늘 적들의 기습을 경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5년마다 모두가 광장에 모여 가장 중요한 직책인 ‘성문지기’를 뽑는 전 통이 있었습니다.
성문지기는 밤새 깨어 성문 앞을 지키며 백성의 생명과 도시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였습니다. 그해에도 세 명의 후보가 나왔습니다.
첫 번째는 라이언(Ryan), 젊은 병사, 창과 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누구보다 용맹 했습니다.
두 번째는 사일러스(Silas), 장사와 협상에 능한 상인으로 말재주가 뛰어 나 사람들 을 설득하고 관계를 만드는 데 능했습니다.
세 번째는 엘든(Eldon), 나 이가 지긋한 농부로 조용한 성품에 매일 아침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광장은 후보를 두고 떠들썩했습니다.
“전쟁이 나면 라이언 같은 용사가 필요하오!”
“지금은 지혜로운 협상력이 필요한 때요! 사일러스가 적 임자라네!”
사람들의 의견은 끝없이 엇갈렸습니다.
그때 마을 의 지혜자 라멜이 천 천히 일어나 말했습니다.
“여러분, 깊은 밤 적이 몰래 다가올 때 등불을 들고 성문 앞에서 깨어 있어야 할 이는 누구입니까? 누구의 마음이 잠 들지 않고,누구의 눈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백성을 사랑하여 자기보다 이들을 먼 저 생각하겠습니까?”
순간 광장은 조용해졌습니다.
용맹도 언변도 귀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 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라는 걸 사람들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엘 든을 성문지기로 뽑았습니다.
그날 밤부터 엘든은 늘 등불을 들고 성문 앞을 지키 며 조용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성을 지켜주소 서.”
그가 성문을 지키던 동안 에셀라는 단 한 번도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고, 백성들은 오래도록 평안한 밤을 누 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일꾼은 어떤 사람일까요?
에셀라의 성문지기로 뽑힌 이는 칼 을 잘 쓰는 라이언도, 말을 잘하는 사일러스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들 눈에는 평범 하고 조용해 보였던 엘든…
하지만 그는 매일 아침 말씀 앞에 머물고, 밤이 되면 성문 앞에서 기도로 자리를 지키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눈에 잘 드러나는 능력보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재능보다 그 사람의 중심을 먼저 보십니다.
우리가 맡은 자리는 모두 다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 라시는 일꾼의 모습은 한 가지입니다.
깨어 있는 사람. 자기의 자리를 믿음으로 지키는 사람.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맡 겨진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
오늘 우리의 삶에도 작은 성문이 있습니다.
가정의 성문, 일터의 성문, 교회의 성 문, 그리고 마음의 성문까지. 하나님은 묻고 계십니다.
“누가 잠들지 않고 깨어 기도하며 내가 맡긴 자리를 끝까지 지킬 사람인가?”
하나님은 하루하루를 성실히 드리고, 보이지 않는 그 자리에서 충성하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조용하지만 끝까지 맡은 곳을 지키는 사람, 남들이 보지 않아도 하나 님 앞에서 정직한 사람, 재주보다 중심을, 힘보다 주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능력보 다 순종을 드리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오늘도 주님 앞에서 신실한 일꾼으로 서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