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 비빔밥
고층 아파트 꼭대기에 사는 친구 집에서 동창모임이 열렸습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통해 집에 도착 했습니다.
집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모두들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등산 안 할려고 집에서 모이는데 더 힘들다.”
“고층이 좋은 줄 알았더니! 개뿔 좋기는!”
“우리를 죽일려고 작정을 했구나!”
시간이 지나 배가 고파지자 점심을 시키자고 하였습니다.
집 주인은 한 가지로 통일해야 빨리 온다고 하였습니다.
한참을 토론한 끝에 <돌솥 비빔밥>으로 통일했습니다.
음식이 안 와서 전화를 하니 출발한 지 한참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조금 있다 식사가 도착해서 문을 열자, 얼굴이 벌건 배달직원이 화를 내며 투덜거렸습니다.
하지만 친절해야 할 배달직원의 거친 말에 아무도 댓구 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엘리베이터 고장 난 거 몰라요! 이런 꼭대기 층에서 전부 돌솥 비빔밥을 시키면 어떻게 해요! 나 참 해도 해도 너무 하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이 아주 못된 짓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생각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지만 나쁜 짓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살이는 내 뜻만이 아닌 상황과 환경에 의해서도 결정 됩니다.
그래서 잘못한 것 없이도 사과해야 할 때가 있고,
실수하지 않고도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난 그런 사람 아니야! 라고 외쳐봐야 이미 벌어진 상황은 내가 못된 인간일 수 있습니다.
성도는 상대를 위해서 잘 했어도 미안하다고 말 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