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풂과 여유
미국인 파이퍼 부부는 1919년부터 1946년까지 27년 동안 세계 각처에 교육과 선교 사업을 위해 1600만 달러를 헌금하였다.
우리 돈으로 192억원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매달 592만원씩 27년 동안이나 이러한 헌금을 한 것이다.
큰 재력가여서 이러한 헌금을 한 것이 아니다.
처음에 그들은 자동차도 없는 가난하고 평범한 부부였다.
부인은 약국 직원으로, 남편은 양복점 직공으로 일하는 가난한 서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늘 기쁜 마음으로 선교와 구제 사업에 헌신했고,
결국 하나님은 그들 부부에게 복을 주셔서 평생에 그만한 헌금을 하게 하셨다.
우리나라에서도 파이퍼 부부의 손길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이화여대 대학 본부로 쓰이고 있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석조 고딕 건물이 바로 그것이다.
영국의 한 자선단체가 프랑스, 스페인, 영국, 캐나다, 미국 등 다섯 나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은 전체 국민 중에서 27%가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고,
스페인은 71%, 영국은 65%, 캐나다는 62%, 미국은 55%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서구 선진국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인정이 많아 남 돕기를 좋아하는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구한말 우리나라에 왔던 헐버트 선교사는 한국인을 가리켜 ‘정에 약한 겨레’라고 표현하였다.
동남아에서 만나는 외국인 중에서 어떤 이들은 ‘한국인’하면 ‘빨리빨리’라는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관광객들로 인해 현지인들에게 심어진 한국인 상은 ‘빨리빨리’로 표현되는 성급하고 조급한 모습이 된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웬만한 식당에서는 예약을 해놓지 않으면 점심 한 끼 제대로 먹을 수 없다.
그것은 예약 문화가 철저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여유있게 식사 시간을 갖는 관습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프랑스에서도 예외가 생겼다고 한다.
30분 정도면 점심 한 끼는 후딱 해치우는 한국인들은 예약 없이도 식사가 가능하고 환영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급한 마음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이제 좀 여유를 갖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
남을 위해 나의 무언가를 베풀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사는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일이며,
무엇보다 주님이 기뻐하실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