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산타재단을 들어보셨나요?
미국 캔자스시티의 겨울은 유난히 매서웠습니다.
어느 해 성탄절을 앞둔 밤, 한 남자가 낡은 외투 하나에 의지한 채 식당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의 이름은 래리 스튜어트 (1948~2007).
한 때는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사업 실패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노숙자가 된 사람입니다.
그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음식을 주문했지만, 계산할 돈이 없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지갑을 잃어버린 척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때 주방장이 조용히 다가와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손님, 바닥에 돈을 떨어뜨리신 것 같습니다.”
주방장의 손에는 20달러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은 그 한 마디, 그 따뜻한 배려가 래리의 마음 깊은 곳을 울렸습니다.
그는 그날, 세상에 아직 선함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다시 믿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크리스마스 때 래리는 거리로 나섰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 외투도 없이 일하던 한 여종업원에게 20달러를 건네며 조용히 미소 지었습니다.
그 여인은 돈을 받아 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이 돈이 제게 어떤 의미인지 선생님은 모르실 거예요.”
그 순간 래리는 크리스마스는 받는 날이 아니라 나누는 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이후 26년 동안 그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얼굴을 숨긴 채 거리로 나가 어려운 이들에게 돈을 건넸습니다. 그가 나눈 금액은 약 150만 달러.
식도암으로 투병하던 2007년, 인생의 마지막 성탄절에도 그는 여느 때처럼 거리로 나가 선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뜻을 이어 ‘비밀 산타 재단’이 세워졌고, 지금도 미국 곳곳에서는 또 다른 ‘얼굴 없는 산타’들이 조용히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가장 깊은 사랑은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피어납니다.
래리 스튜어트의 선행이 특별했던 이유는 액수 때문이 아니라, 이름도 얼굴도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는 박수와 칭찬을 원하지 않았고, 오직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덜 추워지기를 바랬을 뿐입니다.
보이는 자리에서의 선행도 귀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외면해 버리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신앙을 가난하게 만듭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시선보다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말없이 울고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기록되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서 드려지는 작은 친절 하나가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됩니다.
오늘 하루, 나만 아는 작은 선행 하나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그 조용한 사랑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씨앗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드러나지 않는 사랑의 실천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