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창세기 12장 1-3절)
"또 하나님이 이방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로 정하실 것을 성경이 미리 알고 먼저 아브라함에게 복음을 전하되 모든 이방인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 /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사람을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갈라디아서 3:8, 16)
묵상:
어떤 약속은 오래도록 그 의미가 드러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 말이 얼마나 깊은 뜻을 담고 있었는지, 그 약속이 얼마나 큰 그림 속에 있었는지 깨닫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죠. 창세기 12:3에 담긴 하나님의 말씀도 그렇습니다. “너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얻을 것이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주신 이 말씀을 통해 이미 복음의 전모를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그 성취는 수천 년이 지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야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에서 이 창세기의 말씀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이 미리 아브라함에게 복음을 전하여 이르되, 모든 이방인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하였으니”(갈 3:8). 그리고 또 말합니다. “그 자손은 곧 그리스도라”(3:16). 다시 말해, 창세기 12:3에 담긴 ‘복’의 정체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그분을 통해 인류를 축복하실 계획이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복의 통로일 뿐 아니라, 복 그 자체이셨습니다. 그는 세상의 저주를 대신 짊어지셨고, 자신을 철저히 비우심으로 세상에 하나님의 복을 전하셨습니다. 그는 자신을 축복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축복을 베푸셨고, 자신을 저주하는 이들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아브람에게 주어진 약속은 그리스도 안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복을 받은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가? 바울은 말합니다.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갈 3:29).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단지 복을 받은 자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아브람의 계보 안에 있는 자들이며, 복의 통로가 되어야 할 자들입니다.
신자는 복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복을 나누는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삶은 나눔과 비움을 전제로 합니다. 예수님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그분은 끊임없이 자신을 내어주셨습니다. 시간을, 눈길을, 말씀을,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 그분은 결코 자기 자신을 위해 복을 움켜쥐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이와 다른 유혹에 자주 빠집니다. 받은 복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때로는 그 복이 다른 사람에게 흘러갈까 염려합니다. 그러나 복은 머무를 때 무거워지고, 흐를 때 가벼워집니다. 복은 갇혀 있을 때 굳어지고, 흘러갈 때 살아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실 뿐 아니라, 그 복이 우리의 손을 통해 세상으로 흘러가기를 바라십니다.
어떤 교회 현관문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예배당 문을 나서는 이 순간, 당신은 선교지로 들어갑니다.” 은혜를 받은 이가 있는 곳은 언제나 복의 시작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복을 받은 우리는, 이제 어디서나 복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새로운 한 날이 주어졌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한 날 세상을 향한 우리의 대문을 열며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 현장을 품는 복된 한 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밟는 한걸음 한걸음이 복의 발걸음이 되어 우리의 삶의 지경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으로 가득차 그 안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복을 경험하고 그 복을 가지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하루가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본문 이해 질문:
1. 바울은 왜 창세기 12:3을 “복음”이라고 부르며 갈라디아서에서 인용했을까요?
2.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아브람에게 주어진 약속의 성취가 되셨습니까?
묵상의 깊이를 더하는 질문:
1. 나는 예수님의 어떤 모습에서 ‘복의 통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히 봅니까?
2. 나는 복을 ‘받는 자’로만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흘려보내는 자’로 살고 있습니까?
적용 질문:
1. 오늘 내 삶에서 복을 흘려보낼 수 있는 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2.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발적으로 내려놓고 내어줄 수 있는 나의 ‘복’은 무엇입니까?
묵상 기도
예수님, 저를 위해 복의 통로가 되어주시고, 저를 통해 복이 흘러가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복을 지키는 삶이 아니라, 복을 나누는 삶으로 부르신 그 사랑에 응답합니다. 제 삶의 자리에서, 제가 받은 은혜가 다른 이들에게 이어지게 하시고, 저 자신도 그 과정 속에서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