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훈련을 받으세요
‘내 아들아, 너는 내 앞에 나올 때 강한 척하지 말아라. 네 연약한 모습 있는 그대로 내게 나아오라. 네 연약함을 나에게 선물로 주어라. 나는 너를 긍휼히 여기는 너의 아버지다. 내가 네게 긍휼의 마음을 주겠다. 성령의 사역을 하여라.’
이 말씀은 내가 전임 간사 3년 차에 훈련사역 간사로 일할 때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다.
당시 강사는 미국인 잭 윈터(Jack Winter) 목사였다.
그는 강의 첫 시간에 맨 앞에 앉아 있는 내게 걸어와서 “하나님이 당신에게 하시는 메시지가 있다”라며 위 말씀을 전해 주었다.
그 때 나는 ‘긍휼’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나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된 감격의 눈물, 내 연약한 지도력 때문에 흐르는 탄식의 눈물이었다.
나는 아주 엄격한 사역자였다.
훈련학교 학생들이 제 시간에 교실에 들어오지 않으면 안에서 문을 잠글 정도로 율법적이었다.
사람들은 내게 다가오기를 꺼렸다.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옳은 말을 하지만, 사람이 너무 차가워”, “면도날 같아….”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아주 보수적인 장로교회에서 주일학교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신앙생활을 했다.
주일학교 다닐 때도 본 예배를 마치면 대예배에 또다시 참석했다.
“높고 높은 보좌 위에서 낮고 낮은 인간들을 불꽃 같은 눈으로 감찰하시는 하나님,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나왔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로님의 대표기도는 내 안에 웃지도 않으시며 엄격하신 하나님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주었다.
중등부 시절의 부장 장로님은 ,“하나님 아버님”으로 기도를 엄숙하게 시작했다.
그런 하나님께 나는 늘 합격점을 받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강한 척을 했다.
그런데 그날 미국인 강사를 통해 내게 주신 하나님의 메시지는 내가 알던 하나님이 아니셨다.
긍휼의 아버지셨다. 그 날부터 내면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긍휼’이라는 단어가 심장에 깊이 새겨졌다.
주일학교 때부터 종종 들어온 탕자의 비유가 비로소 이해되기 시작했다.
마음이 부드러워졌고, 연약한 지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성령님께 배웠다.
그 후 사무엘상 22장의 아둘람 굴에 모여든 다윗의 사람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들은 환난 당한 모든 자, 빚진 모든 자,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었다(삼상 22:2).
그런데 놀랍게도 사무엘하 23장에 등장하는 다윗의 용사들이 바로 그 아둘람 굴 출신이었다.
성령 하나님은 나를 여러 영역에서 훈련하셨다.
사람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사역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셨다.
가장 좋은 훈련은 다른 사람들을 훈련시키면서 나도 배우는 것,
변화하면서 변화를 주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훈련하는 것이었다.
왕의 지도력 / 홍성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