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창세기 1:1-2)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하나님 나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살펴보는 말씀 묵상은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성취해 나가시는지 그리고 언약을 통해 그 나라를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맞게 펼쳐 나가는 지를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그 시작으로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통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이 사실은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주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성경은 과학적 설명을 위해 기록한 책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성경은 오늘 우리 시대의 과학적 세계관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성경의 기록 당시의 고대 근동의 신화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은 고대 근동의 세계관을 차용하여 성경적 세계관을 재 구성하고 있고 성경적 세계관이 하나님의 창조 선포 그리고 그 창조로 시작된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 1장은 고대 근동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지만 직접 본문을 읽고 듣는 대상은 고대 근동 사람들은 아닙니다. 이들은 아마도 모세의 지도 아래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중다한 잡족이 포함된) 사람들 이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면서 수세기에 걸쳐 다신교의 우상과 고대 근동 세계관과 신관에 물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고대 근동의 창조 신화는 주로 신들의 갈등이나 전쟁을 통해 승리한 신이 패배한 신들의 몸으로 세계를 구성하고 인간은 신들의 노예로, 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힘없는 존재로 그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세계관은 왕이 신의 대리자로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는데 사용되었고 표면상 모든 나라는 신들을 대리하는 구조를 갖습니다.
그러나 창세기 1장의 선포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유일한 창조주이시고 신들의 갈등이나 분쟁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권위를 드러내는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신들이 창조의 일부라고 가르치는 고대 근동 세계관과는 달리 성경의 하나님은 창조 이전에 존재하시는 그리고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시고 모든 것에 질서를 부여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언은 모세를 보내신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알기 원했던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지 못했던 이집트와 고대의 신관에서 자란 노예에서 갓 벗어난 이스라엘에게는 매우 충격적이고 경이롭게 받아들여 졌을 것입니다,.
특히 2절의 형태가 없고 공허한 땅의 상태는 이집트와 광야에서 겪었던 혼란과 자신들의 불완전하고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 놓여진 자신들의 상황과 어우러져 모세의 선언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들을 모세를 통해 불러내신 하나님에 관해 더 알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조상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의 조상을 선택하신 하나님에 대해 구전으로 알고 있었을 이스라엘 사람들을 모세를 통해 이집트의 신들과 싸워 이겨 노예에서 자유민으로 탈출시키신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며 그 하나님께서 혼돈과 공허한 땅, 깊은 흑암 위에서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그 상황을 외면하시거나 포기하시거나 방치하시지 않고 하나님의 영을 통해 새로운 일의 시작을 준비하시고 그 시작을 알리신 것은 광야의 출발에 선 이스라엘 에게는 위로와 소망을 가져다 주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로 시작된 하나님 나라, 이 선언을 듣는 이스라엘은 창조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시작했으며 고대 근동의 신들과는 달리 모든 영역에 미치며 모든 피조물을 포함하는 하나님의 주권(다스림)에 직면했을 것이고 혼돈과 싸우거나 혼돈에 잠식당하는 것이 아니라 혼돈 속에 생명과 질서를 준비하고 계심을 통해 자신들에게 혼돈이나 죽음의 그늘이 아닌 생명과 질서를 가져가 주시기에 충분하신 하나님을 통해 소망과 위로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행위는 무작위적이고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의도와 계획안에서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창조 목적을 반영하며 인간이 그리고 이제 이집트를 탈출해서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이 왜 부르심을 받았는가?", "우리는 누구인가?"를 확인하는 경이로움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이 놀라운 사실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그저 노예로 살다 죽어야 할 소망 없는 삶을 사는 자신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의 창조가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였으며 무가치하고 그저 소모품으로 살다가 때가 되면 의미 없이 죽어가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는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실 앞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그 앞에 섰을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우리의 삶을 반영합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이 그러했듯이 우리의 삶 속에서 시작은 항상 두려움과 혼란을 수반합니다. 새로운 시작이나 새로운 관계 그리고 중요한 선택이나 결정을 해야 할 순간에 혼란스럽거나 방향을 잃어버리고 어둠에 잠기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순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혼돈과 어둠의 물 위를 운행하시며 생명을 부여하시고 질서를 세워나가듯이 우리의 삶에서 동일하게 간섭하시며 일하십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창조 이야기를 통해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선언하십니다. 이러한 신뢰를 통해 우리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있는 것 같고 혼돈이 우리를 삼키는 듯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위로와 소망으로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운행하십니다. 그 놀라운 말씀이 나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르시고 나를 통해 예배 받기를 기뻐하시는 그 성취를 위해 오늘도 역사하고 계심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된 정체성을 가지고 담대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더 깊은 묵상으로 나아가기
1. 내 삶 속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준비하고 계신 새로운 시작은 무엇일까?
2. 내 삶 속에서 혼돈처럼 느껴지는 영역은 어디입니까? 하나님께서 그곳에 질서와 목적을 주시도록 초대할 수 있습니까?
3. 하나님의 창조 주권에 대한 진리가 오늘 나에게 어떤 평안을 가져다줍니까?
묵상을 위한 기도
하나님, 감사합니다. 창세기 1장 1-2절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천지와 만물의 창조주시며 어둠과 혼돈 속에서도 생명을 부여하시고 질서를 세우시는 하나님이심을 다시금 깨닫을 수 있도록 인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신뢰하고 제 삶의 혼란스럽고 공허한 순간에서 하나님의 영의 일하심을 믿고 기대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제가 되게하여 주옵소서. 주님의 도우심을 힘입고 내 안에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를 받들어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게 하시고 나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세워져가는 복된 경험의 하루가 되게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