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확인을 꼭 하세요
순진한 친구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동사무소에 첫 출근을 한 날.
민원서류 발급의 모든 원칙 중에 반듯이 기억 할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본인을 확인 하는 것이라는 핵심 교육을 받았습니다.
점심시간에 혼자 동사무소를 지키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들어왔습니다.
아주머니 : 저기 사망신고 하러 왔는데요.
처음 민원인을 상대하는 순진한 친구, 초긴장 상태로 아침에 배운 원칙을 떠올렸습니다.
순진한 친구 : 본인이세요?
순진한 친구의 질문에 사망신고를 처음 하러 온 아주머니도 당황해서 대답 했습니다.
아주머니 : 본인이 와야 하나요? 지금 관 속에 누워 있는데.......
세상의 어떤 법과 원칙도 예외는 있습니다.
절대 원칙이라고 해도 그 원칙을 지킬 수 없는 순간이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설계대로, 원칙대로 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응용과 변칙을 통해서 설계도의 집을 짓습니다.
인생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절하게, 질서 있게, 신사답게, 교양 있게 살아야 하지만 바쁘고 힘들고, 위급한 순간에는 질서와 순리를 넘어서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 때, “저 사람 왜 저래?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어디서 말을 함부로 하고 그래?” 하면 안 됩니다.
그는 지금 초보이거나 곤란한 상황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망신고서는 절대 본인이 발급 받을 수 없는 서류입니다.
하지만 첫 출근한 공무원은 본인 확인을 시도 할 수 있습니다.
초보는 슬픔에 빠진 가족을 아프게 하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를 아프게 하는 말을 던지는 사람들은 인생 초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첫 출근 한 사람처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두 달만 지나면 능숙한 행정 요원이 됩니다.
속 썩이는 사람은 좀 더 성숙하기를 기다려야 할 상대 입니다.
조금 지나면 아주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